라이브바카라, 알츠하이머 반환하고 비만·항암신약 도입…파이프라인 재조정 왜?

자사 '허셉틴' 등 주력 제품,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으로 매출 급감 AC이뮨에 알츠하이머 물질 크레네주맙 등 2개 물질 반환 중국 ADC 'YL211' 도입…모마에 항암제 발굴 20억달러 투자 31억달러에 '카못 테라퓨틱스' 인수로 비만 신약물질 3종 확보

2024-02-05     성재준 기자
출처 : 라이브바카라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제약사 '로슈(Roche)'가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질환 분야 신약 후보물질을 일부 정리하는 대신 비만·당뇨병과 항암제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파이프라인 재조정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슈는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기업을 통째로 인수합병(M&A)하는 전략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허셉틴' 등 로슈의 주력 항암제가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2종, 일부 항암 신약물질 등 정리 결정

로슈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실적 보고'에 따르면, 로슈는 현재 연구개발(R&D) 중인 파이프라인 가운데, 신경질환 신약 후보물질 5개와 종양·혈액 질환 파이프라인 3개 등 초기 및 중간 단계 신약 물질 일부를 정리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바이오기업 'AC이뮨(AC Immune)'에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크레네주맙(crenezumab)'과 '세모리네맙(semorinemab)'을 반환했다. 

크레네주맙과 세모리네맙은 로슈 산하 '제넨텍(Genentech)'이 각각 2006년, 2012년에 도입했던 약물이다. 아밀로이드 베타(Aβ) 항체 후보물질인 크레네주맙은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 2건의 임상3상과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2상에서 실패했다.

타우(tau) 항체 후보물질 세모리네맙도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로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신약 후보물질 '발로밥탄(balovaptan)'과 '염색체 15q11.2-q13.1 복제 증후군(Dup15q)' 표적 신약물질 '바스미사닐(basmisanil)', '엔젤만 증후군(Angelman syndrome)' 신약 후보물질 '루고네르센(rugonersen)' 등도 자사 파이프라인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모두 임상에 실패한 약물들이다.

로슈는 항암 신약물질 중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FAP-CD40'과 'HLA-G CD3 TCB' 그리고 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 'EGFRvIIIxCD3'도 파이프라인 목록에서 뺐다.

◇잠재력 큰 자산 확보 위해 파트너십·M&A 광폭 행보…1월에만 5.3조원 투자

로슈는 현재 신약 물질 146개를 개발 중으로, 향후 잠재력이 큰 자산을 도입하기 위해 파트너십이나 인수합병(M&A)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3건의 라이선스 인(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일에는 5000만달러(약 670억원)에 중국 바이오기업 '메디링크 테라퓨틱스(MediLink Therapeutics)'와 고형암 대항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YL211'을 도입했다.

이튿날인 3일에는 총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바이오기업 '리믹스 테라퓨틱스(Remix Therapeutics)'와 저분자 조절 RNA(리보핵산) 후보물질 발굴·개발 라이선스(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음 날인 4일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모마 테라퓨틱스(MOMA Therapeutics)'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할 신규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및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로슈의 이 같은 행보는 '아바스틴(Avastin, 성분 베바시주맙)'과 '허셉틴(Herceptin, 성분 트라스투주맙)', '리툭산(Rituxan, 성분 리툭시맙)' 등 주력 항암제들이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출액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할 신약 물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토마스 쉬네커 로슈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개발 단계에 있는 의약품 자산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슈, 비만 시장도 노크…31억달러에 신약물질 3종 확보

로슈는 전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도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결국 또 꺼내든 카드는 'M&A'다. 로슈는 지난해 12월 31억달러(약 4조원)에 비만·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 이하 카못)'를 인수했다.

지난해 성사된 비만 치료제 관련 인수합병(M&A) 중 최고액이었다. 로슈는 카못이 개발 중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신약물질 'CT-388' 및 'CT-996', 'CT-868' 등 3종을 확보했다. 

한편 로슈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수익 감소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잠식에도 전년 대비 1% 증가한 587억1700만스위스프랑(약 90조8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로슈는 올해 매출액도 한 자릿수 중반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