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ADC 신약 ‘바카라사이트’, 요로상피암 확증 임상 실패
- OS 개선 효과 통계적 유의성 미충족 - 2021년 FDA 가속 승인…향후 품목허가 여부에 영향 줄 수 있어
[더바이오 강조아 기자]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 이하 길리어드)는 Trop-2(종양 관련 칼슘신호 변환자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인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요로상피암(mUC) 대상 임상3상(시험명 TROPiCS-04)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임상3상 연구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항PD-(L)1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전이성 mUC를 대상으로 트로델비와 의사가 선택한 단일항암화학요법(TPC)을 비교해 전체생존율(OS)을 평가하기 위한 확증 임상이다.
길리어드는 무작위 배정된 모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ITT 분석 결과, 바카라사이트 투여군의 OS가 수치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하위 그룹에서는 2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율(PFS)과 객관적 반응률(ORR)의 개선 추이도 관찰됐지만,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는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세부 결과는 향후 관련 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또 감염 등의 호중구 감소성 합병증과 유관한 이상사례로 인한 사망자 수는 TPC 비교군 대비 트로델비 투여군에서 더 많이 보고됐고 주로 치료 초기에 발견됐다. 현재 판매 중인 트로델비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호중구감소증 및 심한 설사에 대한 박스형 경고(Boxed Warning)가 삽입돼 있다.
길리어드는 이에 대해 “추가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며, 호중구감소증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적 G-CSF(과립구집락자극인자) 사용의 중요성을 의사들에게 강조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항PD-(L)1 치료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mUC 적응증에 대해 종양 반응률과 반응 기간을 토대로 바카라사이트를 가속 승인한 바 있다. FDA는 가속 승인을 받은 약물에 대해 후속 임상을 통해 해당 의약품이 실제로 임상적인 유익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입증할 것을 요구한다. 추가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해야 이후 정식 품목허가가 가능하다. 확증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FDA는 해당 제품에 대한 가속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길리어드는 “이번 TROPiCS-04 임상 연구 결과와 기승인된 유방암 및 기타 연구 용도에 대한 안전성 프로파일은 무관하다”면서 “추가 분석을 계속해 FDA와 다음 단계에 대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카라사이트는 Trop-2 지향 항체약물접합체(ADC)로, Trop-2 단백질과 결합해 종양세포 내부로 약물을 방출해 정상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세포뿐만 아니라 종양미세환경까지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트로델비는 미국에서 △전이성 질환 치료경험이 있는 절제 불능 국소진행성·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mTNBC) △2회 이상 전신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 불능 국소진행성·전이성 호르몬수용체(HR) 양성, HER2 음성(IHC 0, IHC 1+, IHC 2+·ISH-) 유방암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항PD-(L)1 치료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mUC에 대해 승인받았다.
방광암 중 가장 흔한 암종인 mUC는 노인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공격적인 질환이다.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율은 8%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