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 오스코텍 바카라 용어 “레이저티닙 성공 다음은 항암 내성 잡는 약”
- [인터뷰] “레이저티닙 이을 후속 항암신약, 내성에 초점” - OCT-598, 내년 초 임상 돌입…“후속은 2차 화학요법과 병용” - 타우 단백질 타깃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ADEL-Y01’…"R2 직접 타깃"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레이저티닙 개발 초기에는 ‘벤처캐피탈(VC)’이라는 단어조차도 없었습니다. 후보물질까지 도출했지만, 직접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이 안 됐죠. 오스코텍과 제노스코 모두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국내 복수의 제약사와 레이저티닙의 라이선스 딜을 진행했고, 유한양행과 존슨앤드존슨(J&J)이라는 파트너를 만나 신약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바로 레이저티닙입니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최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더바이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표는 “레이저티닙의 스토리는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가 ‘제대로 된 신약을 개발하자’는 일념으로 미국 보스턴에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제노스코를 세우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이저티닙의 기술료 수익 배분 구조는 국내에선 유한양행이 판매하는 순매출의 일정 부분을 오스코텍이 수령하게 되고, 해외의 경우 J&J가 유한양행에 지급하는 판매 로열티를 유한양행 60%, 나머지 40%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동등한 비율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레이저티닙의 개발 이후 차세대 항암 후보물질의 메커니즘은 ‘암 치료의 실패 원인을 차단하는 기전’이 대세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대부분의 암은 치료 후 내성이 생기거나 재발해 악성종양으로의 진행이 가속화된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에서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내성 문제에선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항암신약의 내성을 잡을 경우 암 치료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현존하는 항암 요법은 결국 내성이 생긴다”며 “1차, 2차, 3차 단계로 항암 치료가 나뉘는 것은 결국 암의 재발 때문이고, 병용요법을 통해 내성을 잡을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기존 6개월이었던 것을 최대 1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항암제의 유효기간을 연장시키는데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 오스코텍의 전략이다.
◇항암 내성 막아줄 기대주 ‘OCT-598’
오스코텍은 항암신약의 내성을 막아주는 후보물질인 ‘데피보티닙’과 ‘OCT-598(개발코드명)’ 등 2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데피보티닙은 ‘FLT3’와 ‘AXL’을 이중 저해하는 후보물질로, 올 하반기 임상1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윤 대표가 기대하는 다른 후보물질은 오스코텍이 지난 2022년 국내 바이오텍인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EP2·4’ 이중 저해제 후보물질인 OCT-598이다.
윤 대표는 “데피보티닙과 OCT-598은 타깃이 다르지만, 비슷한 암 내성 억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효능도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OCT-598은 전임상실험에서 완전관해(CR)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OCT-598은 EP2·4 이중 저해제다. EP2·4는 결장암, 폐암, 유방암 등에서 과발현돼 종양 증식과 전이에 기여하는 ‘프로스타글란딘E2(PGE2)’와 관련이 있다. PGE2는 EP2·4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세포 내 cAMP(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 레벨을 증가시킴으로써 종양 형성을 촉진한다. EP2·4를 억제하면 전이와 내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 성립된 이유다.
오스코텍은 전임상에서 EP2·4 억제제의 효과도 확인했다. 현재 표준요법인 키스플라틴·페메트렉시드·αPD-1과 OCT-598의 병용 투여를 통해 TC-1 마우스 모델 5개 개체에서 4개 개체가 종양 형성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는 “OCT-598은 내년 초 안전성과 약물 용량을 확정 짓는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이후 OCT-598과 2차 화학요법 병용 임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DEL-Y01’, ‘타우 탱글’ 직접 타깃
오스코텍은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ADEL-Y01’이 그 주인공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영역은 단백질 타깃을 필두로 두 갈래로 나뉜다. 바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아밀로이드 베타를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 레카네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입증됐다. 그러나 인지능력 저하와 관련해서는 타우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게 오스코텍의 판단이다.
윤 대표는 특히 과거 글로벌 제약사의 타우를 타깃하는 항체 후보물질이 대부분 임상2상에서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윤 대표는 “과거 타우 타깃 항체 후보물질의 실패 요인은 어떤 단백질에 붙는지가 문제였다”고 부연했다. 타우는 441개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비정형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과거 항체 후보물질은 외부에 노출된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면서 신경세포 밖에 있는 플라크를 제거한다는 개념이었다”며 “ADEL-Y01은 타우 단백질 응집의 코어인 R2 부위를 직접 타깃한다”고 말했다.
ADEL-Y01은 오스코텍과 국내 바이오텍인 아델이 50:50의 비율로 공동 투자 및 공동 지분을 갖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오스코텍과 아델은 지난 2020년 10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DEL-Y01은 지난해 9월 FDA에서 임상1a·1b상 승인을 받으면서 공동 개발이 본격화됐다. 현재 미국 내 5개 병원에서 총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a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