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에볼루션 바카라 무료 기반 CRO 사업 개시
- 동물실험 축소 분위기 속 글로벌 시장 흐름 발맞춰
- 넥스트앤바이오·JW중외제약 등 신약 개발 활용 늘어
- 이재명 정부 지원 약속…임상 환경 변화 기대감↑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 사용을 축소’하고 ‘동물대체시험을 활성화’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데이터 제출 의무를 축소하고, 그 대안으로 오가노이드 등을 장려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더욱 탄력이 붙는 양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오가노이드 기반의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를 개시했다. 규제당국도 국내 개발 오가노이드의 국제 표준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대응에 나섰다. 넥스트앤바이오, JW중외제약, 지씨셀(GC Cell), 신라젠 등 국내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오가노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사명부터 '오가노이드'를 사용하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장기를 뜻하는 ‘Organ’과 유사하다는 의미의 접미사 ‘Oid’가 합쳐진 합성어다. 줄기세포 또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해 배양한 ‘미니 장기 모델’을 뜻한다. 쉽게 얘기해 종양, 장, 뇌, 간, 폐, 위 등 사람의 장기를 모방해 작은 크기로 만든 것이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가노이드는 기존의 동물모델보다 인간과 질병생물학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고전적인 방법으로 찾을 수 없는 약물 표적 식별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5%에 달하는 높은 환자 유사성을 통해 생체 내 조직의 기능·구조·생리학적 특성을 묘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가노이드는 약물의 효과와 독성을 테스트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지만, 이식 시 생착 및 재생 효과가 탁월해 차세대 재생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FDA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방안을 장려한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당시 FDA는 단일클론항체 치료법 및 기타 약물 개발 시의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대체시험법(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 중심의 평가 기준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환자 유래 에볼루션 바카라 무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678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오는 2030년 33억달러(약 4조513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임상 환경에 변화가 감지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기존에 주력하던 항체의약품 중심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오가노이드 기반의 CRO 서비스’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이다. 고객사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협업을 시작함으로써 ‘조기 락인(lock-in)’ 효과를 거둔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출시했다. 우선은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Cancer-derived-Organoid)’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의 단점을 안고 있었던 기존의 세포 또는 동물모델을 활용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고객사와의 접점을 전방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CDMO 업계 전반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도”라며 “최근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동물실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오가노이드 기반 기술은 비용과 윤리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시점에 해당 서비스를 내놓은 건 시장 흐름에 발맞춘 빠른 대응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신약 개발에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인수한 넥스트앤바이오는 ‘췌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약물 선정 플랫폼의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준비 중으로, 국내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씨셀(GC Cell)과의 공동 국책 과제 수주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항암제 개발사와 오가노이드 기반 협력 모델을 추진 중이다. 이미 호주 제약사인 앰플리아테라퓨틱스(Amplia Therapeutics Limited)와는 췌장암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싱가포르국립대(NUS)와 대규모 ‘오가노이드 뱅크’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 연구소 설립도 계획 중이다.
신라젠은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오가노이드 전문기업인 큐리에이터와 항암신약 후보물질인 ‘BAL0891’와 관련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3D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확보한 전임상 결과 2건은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반의 차세대 재생 치료제인 ‘아톰(ATORM)’을 개발하고 있으며, 신소재 효능 평가 솔루션인 ‘오디세이(ODISEI)’를 주요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난치성 장 궤양 후보물질인 ‘아톰-C’를 필두로 파이프라인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에서 선도적으로 비(非)동물시험을 도입한 JW중외제약은 미국의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템퍼스AI’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템퍼스AI가 보유한 실제 임상 데이터(RWD)와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암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와 남성형 안드로겐성 탈모 동물모델에서 평가한 윈트(Wnt)를 표적하는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인 ‘JW0061(개발코드명)’의 효능을 글로벌 무대에서 최초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연구는 JW0061이 실제 인간 두피에서 모낭을 생성하는지 예측하는 시험으로, 기존 탈모 치료제와 비교해 모낭 생성·모발 성장에서 우위성을 확인했다.
최근 출범한 이재명 정부도 ‘동물대체시험법’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임상 환경 변화와 오가노이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정책 공약에서 동물 복지의 일환으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다. 실험동물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대체시험법 개발과 표준화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가노이드 시험법’의 국제 기준을 만들기 위한 첫발을 뗐다. 식약처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오가노이드 시험법 국제 표준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식약처가 추진하고 있는 간, 장 오가노이드와 관련된 연구개발 사업이 작년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세 검토보고서 작성 프로젝트로 채택되고, 이어 올해 6월 개최된 국제표준화기구(ISO) 생명공학기술 총회에서 ISO 프로젝트로 추진하기로 확정되면서 이뤄진 조치다. 이를 통해 식약처는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독성 평가법을 표준화하고, OECD와 함께 세계 최초의 ‘간 오가노이드’ 활용 독성시험 가이드라인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는 전임상 단계에서의 ‘새로운 표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며 “실제 인간 조직을 기반으로 한 정밀한 약물 반응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약물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