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76억 투자 유치로 최대주주 '제노투자조합1호'로 변경
- 최대주주 변경 이후 3차례 CB 발행·제3자배정 유상증자 단행
- 뉴오리엔탈호텔, 가금농산 등 2곳 CB 대용 납입으로 인수
- 경영진, 이사회 멤버도 변화…6월 열릴 임시 주총 안건에 주목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지난달 새 주인을 맞은 클리노믹스가 이달 들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 다각화 등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합병(M&A) 형태는 아니지만, 지난달 신규 투자자 유치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만큼 클리노믹스는 지난 2011년 창업 이래 13년 만에 새로운 색깔의 주인을 맞는 셈이다. 물론 이전에도 신규 투자 유치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적이 있지만, 그때까지는 전략적 투자자(SI)임을 감안할 때, 이번 재무적 투자자(FI)로의 최대주주 변경 건은 클리노믹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400억 육박하는 자금 외부서 조달…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2개 회사 인수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온라인 바카라사이트는 올해 들어 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지난달 말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함께 이번 달 들어 총 3차례에 걸쳐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지난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까지 포함한다면 올들어 이번 달 말까지 총 376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제2회차와 제4회차 CB의 경우 각각 타법인 구주 인수 대금과 본건 사채의 납입 채무를 상계하는 것으로 실제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제2회차의 경우 뉴오리엔탈호텔 지분 100% 인수를, 제4회차는 가금농산 지분 40%를 클리노믹스가 인수하는 건이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 올들어 클리노믹스에 유입된 현금은 총 206억원 정도다.
클리노믹스는 지난 4월 24일 최대주주가 박종화 전 대표(245만3373주, 지분율 6.51%)에서 제노투자조합1호로 변경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같은 달 17일에는 제노투자조합1호를 대상으로 하는 12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었다. 제노투자조합1호는 해당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클리노믹스 보통주 신주 779만6392주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납입 금액 일부가 미납이 되면서 489만6908주(지분율 12.99%)를 갖는 데 그쳤다. 이는 76억원에 상당하는 규모다. 클리노믹스는 제노투자조합1호로부터 7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새 주인을 맞이한 것이다.
클리노믹스는 먼저 가금농산 인수와 관련해 자회사인 코엔에프와 연계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매출 극대화와 다각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뉴오리엔탈호텔 인수에 대해서는 게놈 기반 건강 증진 극노화 클리닉 사업을 위한 사전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리노믹스는 해당 호텔을 인수하기 위해 CB 대용 납입 외에도 현금 약 55억원을 지급했다. 또 이번 인수를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뉴오리엔탈호텔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이 호텔에 약 76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바카라사이트가 손에 거머쥔 현금이 크지 않은 데다, 호텔 매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회사 주력 사업에 투자할 연구개발(R&D)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CB 발행으로 향후 대량의 잠재 주식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생긴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식 희석에 대한 염려도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대주주 변경 전후로 경영진·이사회 멤버 변화…내달 임시 주총 개최 예고
클리노믹스는 2011년 7월 김병철 대표가 창업한 액체생검 및 암진단 전문기업이다. 그해 11월 김 대표가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에게 지분 일부를 양도하면서 최대주주는 박 교수로 변경되게 된다. 클리노믹스는 지난 2018년 바이오인포매틱스 전문기업인 제로믹스를 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이어 클리노믹스의 최대주주는 지난달 제로믹스 창업자이기도 한 박종화 전 대표에서 제노투자조합1호로 변경된 바 있다.
클리노믹스는 주인이 바뀌기 전인 올들어 경영진 및 이사회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정종태 사내이사가 각자 대표에서 물러나고, 이번 정기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백서현 사내이사가 정 대표가 맡고 있었던 각자 대표 자리에 꿰찼다. 이로써 클리노믹스는 기존 정종태, 김병철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병철, 백서현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김병철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이번 주총서 통과됐다.

지난달 클리노믹스 최대주주 자리를 신규 투자자인 제노투자조합1호에 넘겨준 박종화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각자 대표에서 사임했으며, 올해 3월 말 임기 만료로 사내이사직에서도 퇴임했다. 박 전 대표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은 현재 김병철, 백서현 각자 대표가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다. 클리노믹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의장을 선임할 수 있으며,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의장이 된다.
클리노믹스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임시 주총 소집일은 오는 6월 14일이다. 아직 부의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소집되는 첫 주총인 만큼 이사회 멤버에 변화를 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수는 3명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상한선을 두고 있지는 않다. 현재 클리노믹스는 사내이사 3인(정종태, 김병철, 백서현), 사외이사 2인(박노윤, 권은상) 등 총 5인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측은 "부의 안건 세부 내용은 추후 이사회를 통해 주주총회 소집 통지 전까지 확정해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