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V 복제 차단하는 RNA ‘AST’ 발현 유도…바카라 토토러스 장기 비활성화 유도 확인
- CD4+T세포 실험서 바카라 토토러스 복제 억제 확인…“단회 유전자치료 가능성”
- 존스홉킨스대 등 美 공동 연구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연구 결과 게재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장기적인 잠복 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해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바이러스 유전체 내 특정 리보핵산(RNA) 분자의 발현을 유도해 복제를 차단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바이러스가 복제를 멈추고, 스스로 ‘잠에 드는 스위치’를 작동시키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연 2회 투여로 HIV 감염 위험을 99.9%까지 낮출 수 있는 ‘예방 주사제’가 등장했지만, 1차례의 유전자 치료로 바이러스 발현 자체를 억제할 수 있다면 상업화 시 HIV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HIV 유전체에서 생성되는 ‘안티센스 전사체(antisense transcript, AST)’의 작용을 증폭해 바이러스의 비활성화를 유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달 9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존스홉킨스대를 비롯해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과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미 국립보건원(NIH)과 AIDS연구재단이 연구비를 지원했다.
연구팀은 HIV에 감염된 인간 면역세포(CD4+T세포)에 AST를 다량 발현시키는 유전 요소를 삽입한 뒤, 바이러스의 복제 여부를 추적했다. HIV 전사(transcription)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활성 지표’인 녹색 형광 단백질(GFP) 발현량을 활용했다. ‘전사’는 바이러스가 스스로를 복제하기 위한 유전 설계도를 만드는 과정으로, GFP는 HIV 유전자 발현 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AST가 지속적으로 발현된 세포에서는 GFP 수치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으며, 바이러스가 사실상 복제되지 못하는 ‘잠복 상태(dormant)’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파비오 로메리오(Fabio Romerio)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AST는 HIV 유전체 자체에서 생성되는 RNA 분자로, 이 분자의 발현을 증폭하면 바이러스가 장기적으로 복제를 멈추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항바이러스 치료 없이도 HIV를 조절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IV 감염에 대한 현재의 표준 치료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T)’를 매일 복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며, 부작용 역시 장기 복용의 한계로 지적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AST 기반의 유전자 치료가 단회 투여만으로도 장기 억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이어 AST 분자의 어떤 부분이 ‘바이러스 복제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도 분석했다. 고출력 레이저 기반의 세포 분석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변이 형태의 AST를 제작한 뒤 효과를 비교한 결과, 특정 RNA 구조가 HIV 복제를 억제하는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HIV 감염 환자 15명의 CD4+T세포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AST를 주입한 결과, 바이러스는 최소 4일간 ‘비활성 상태’를 유지했으며, 이후 AST를 발현하던 DNA는 자연적으로 분해됐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루이 리(Louis Li) 존스홉킨스대 의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의 목표는 HIV를 영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유전자 치료 기반 접근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4000만명이 HIV에 감염돼 있으며, 연간 HIV 관련 사망자는 63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