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하주사 GLP-1·GIP 수용체 작용제…지난해 31억달러에 카못 인수로 도입
- 24주 투약 후 참가자 40%, 체중 20% 이상 감량
- 로슈, 최근 신경질환 신약 후보물질 줄이고 비만·당뇨병과 항암제 분야 강화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는 16일(현지시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및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티드) 수용체의 이중작용제 비만 신약 후보물질인 'CT-388'이 임상1상(CT-388-101)에서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CT-388은 비만·제2형 당뇨병(T2D) 치료를 위한 피하주사제(SC)다.
로슈는 라이브 바카라사이트388-101 연구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건강한 성인 참가자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참가자 96명을 대상으로 라이브 바카라사이트388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을 평가했다. 이번 임상1상의 1차 평가변수는 라이브 바카라사이트388의 안전성과 내약성이며, 2차 평가변수는 체중과 포도당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이다.
분석 결과, 24주 동안 주 1회 CT-388을 피하주사한 경우 비만이 있는 건강한 성인 참가자의 체중이 위약에 비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CT-388 투약으로 달성한 체중 평균 감소율은 18.8%였다. 24주차에 CT-388 치료 참가자의 100%가 5% 이상, 85%가 10% 이상, 70%가 15% 이상, 45%가 20% 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미국에서 비만으로 처음 승인받은 GLP-1·GIP 약물인 '젭바운드(Zepbound, 성분 터제파타이드)'가 임상3상에서 투약 72주간 체중 18.4%를 감량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기대되는 결과다.
임상 전 당뇨병 전단계였던 참가자 전원은 CT-388 치료 24주 뒤 정상 혈당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위약으로 치료받은 참가자들에선 혈당 변화가 거의 없었다. 내약성에도 별 문제는 없었으며, 이상반응(부작용)은 경증에서 중등도 위장 관련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됐다. 로슈는 "CT-388이 속한 인크레틴 계열 약물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로슈는 현재 T2D를 앓는 비만 환자(체질량지수·BMI>30㎏/㎡)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CT-388을 평가하는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올해 하반기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CT-388은 GLP-1·GIP 이중작용제다. 로슈가 지난해 12월 총 31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 비만·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비상장 미국 바이오기업 '카못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했다.
레비 개러웨이 로슈 최고의료책임자(CMO)겸 글로벌 개발 총괄은 "비만과 T2D 모두에 대한 CT-388 개발에 매우 고무적이며, 지속적인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통해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는 지난 2월 발표한 '2023년 실적 발표'에서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질환 분야 신약 후보물질을 일부 정리하는 대신 비만·당뇨병과 항암제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파이프라인 재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