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 볼파라 인수에 2600억원 투입
- 서범석 "유방암 AI 영역 전 세계 1등 기업될 것"
- "의료AI 시장 선도하려면 메이저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확보 전략 다변화 필요"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개발기업 루닛이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M&A)를 마무리했다. 약 2600억원이 인수 자금으로 투입됐는데, 루닛 자체 현금 약 900억원과 1700억원 규모의 인수 금융 조달을 통해 진행됐다. 지난해 매출(250억원)의 10배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루닛으로서는 큰 결단을 내리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성과는 몇 년 안에는 뚜렷하게 나올 것"이라며 "대부분의 경쟁사는 의료AI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이 변화가 없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루닛이 경쟁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대표는 "유방암 AI 영역에서 전 세계 1등을 목표로 한다"며 "이번 인수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1단계 영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데이터 수집 전략 변화다. AI 기술력은 데이터가 생명이다. 생성형 AI 시장을 사로잡은 챗GPT(지피티)의 경우 약 10억개의 데이터를 통해 개발됐다. AI는 데이터가 많아질 수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의료AI 시장에서는 다양한 규제로 환자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루닛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스탠퍼드병원 등과 연구협력을 통해 데이터를 현금으로 구매해 확보했다. 데이터 규모가 1000만장에서 1억장으로 확대될 경우 현금 부담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루닛 뿐 아니라 모든 의료AI 기업이 해당한다.
서 대표는 "AI기술력은 자체적인 개발이 가능하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며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고 자체적인 데이터 확보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볼파라는 미국 2000여개 병원에 유방암 검진 플랫폼을 납품하고 있다. 유방암 시장 점유율은 41%에 이르는 만큼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볼파라는 매년 2000만장의 유방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볼파라가 확보한 유방암 영상 데이터는 누적 1억1700만장 규모다.
반면, 루닛은 5년 동안 확보한 유방촬영 및 디지털 유방단층왈영 데이터 30만장을 모았다. 볼파라의 인수 합병으로 루닛은 기존 대비 400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된 셈이다. 바로 루닛이 타 AI기업과 비교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게 된 지점이다.
서 대표는 "5년 간 자체 확보한 데이터와 비교해 70배 이상을 매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며 "다른 국가와 비교해 미국은 법적인 규제에서 데이터 확보하는 방식이 법적으로 잘 갖춰진 나라인 점도 인수의 배경이고, 볼파라의 플랫폼을 통해 병원과 연결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구축해뒀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 맞춤형 AI검진'을 목표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99%의 정확도를 구현하겠다는 게 서 대표의 목표다.
양사의 기술력이 접목된 플랫폼은 오는 11월부터 미국과 호주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루닛은 볼파라의 유방암 플랫폼에 의료 영상 프로토콜, 호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볼파라는 미국과 호주를, 루닛은 유럽과 아시아를 담당해 서로의 제품을 크로스셀링할 계획"이라며 "2025년이면 연결기준 매출 1000억원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