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 100억+채무 617억 인수로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민간임대아파트 투자
- 617억 규모 임대보증금 채무 인수, 일종의 ‘갭투자’…“일반적인 거래 방식”
- “차입금과 달리 외관상 이자 존재 無…월 임대료·관리비 수입 등 매출로 계상”
- 2019년 코스닥 상장 이후 5년 연속 적자…2022년부터 부분 자본잠식 이어져”
- 부동산 투자로 인한 매출 증대와 추가 자본 확충 통해 자본잠식 탈피 과제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코스닥 상장사 올리패스가 ‘바이오’라는 본업이 아닌 ‘부동산 투자’라는 부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회사의 사업과 경영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회사가 이번 부동산 투자에서 일반적인 사업용 건물이 아닌 ‘임대아파트’에 투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바카라 꽁 머니는 이번 부동산 투자를 통해 향후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월 임대료와 관리비 수입이 매출로 계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부동산 투자와 연계된 거래로 인해 바이오 전문가가 아닌 인물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인 만큼 회사의 신약 연구개발(R&D) 원동력이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단지 전경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캡처)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단지 전경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캡처)

◇10년 후 분양 예정인 ‘민간임대아파트’ 부동산 투자로 캐시카우 확보

올리패스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수원 팔달10구역 장기임대아파트 130동(241세대)’을 주식회사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로부터 약 71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이는 올리패스의 작년 말 개별기준 자산총액의 526.79%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금 15억원, 1차 중도금 25억원(지급일 5월 29일), 2차 중도금 15억원(지급일 6월 15일), 잔금 약 45억원(지급일 9월 30일), 나머지 약 617억원은 임대보증금을 승계하는 형태로 매매대금 지급을 갈음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현금’으로 지급하며, 1차 중도금은 올리패스가 발행한 제10회차 전환사채(CB)를 대용 납입한다. 특히 올리패스(매수인)는 임대보증금 또는 전세보증금(약 617억원) 반환 채무 일체를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매도인)으로부터 승계한다. 해당 부동산 거래 이후 매수인이 경영 목적상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경우 매도인(또는 매도인이 지정하는 자)은 우선매수권을 가진다.

특히 이번 부동산 거래를 통해서 올리패스가 인수한 자산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 10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인계동 847-3번지 일원)을 통해 선보인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단지 중 일부에 대한 ‘임대보증금 채무’다. 이는 민간임대로 분양된 130동 1개동이며, 전용면적 39제곱미터의 단일 평형으로 241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번 부동산 투자는 현금 100억원에 더해 617억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 채무를 인수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즉 임대보증금을 제외하면 100억원을 투자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인데, 일종의 갭(gap) 투자로 볼 수 있다. 이번 케이스처럼 거액의 임대보증금을 안고 있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매매는 이 방식 외에는 다른 방식의 매매는 상정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매매는 일반적인 거래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에 올리패스가 인수한 채무는 임대아파트의 임대보증금으로, 입주자에게 최소 임대 기간(10년)이 경과된 후 확정 분양가로 분양받을 권리를 부여한 케이스에 해당한다”며 “임대 기간 경과 후 약정대로 순조롭게 분양이 이뤄지는 경우 임대보증금은 매출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 기간 중 입주권이 매매로 변경되는 경우에는 매매 당사자들끼리 임대보증금이 이전되는 것이어서 회사(올리패스)가 개입되지는 않는다”며 “임대 기간(1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아파트 시세가 하락 추세여서 입주자가 분양 전환을 포기하고 퇴거해 공실로 남게 된다면 이때는 회사가 임대보증금을 자체 자금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리패스의 정관상 사업 목적에 ‘부동산 임대’가 이미 포함돼 있는 만큼 이번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새로 창출하는 사업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패스는 2019년 코스닥 상장 이전부터 정관상 사업 목적에 ‘부동산 임대업’이 포함돼 있었다. 향후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월 임대료와 관리비 수입 등은 매출로 계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회계사는 “이번에 올리패스가 채무로 인수한 임대보증금은 차입금과는 달리 외관상 이자가 없기 때문에 이자비용은 계상되지 않는다”면서 “이론상으로는 회사의 향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는 임대아파트의 시세가 증감되는 리스크는 안고 갈 것”이라며 “향후 임대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손상차손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카라 꽁 머니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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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부동산 투자로 신약 개발 모멘텀 확보할까

2006년 11월에 설립된 바카라 꽁 머니는 지난 2019년 9월 성장성 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다. 2년 후인 2026년에는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2019년 상장 이후 매출(이하 연결기준)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7억원, 2020년 약 29억원, 2021년 약 9억원, 2022년 약 23억원, 2023년 약 53억원이었다. 다만 종속회사가 2023년 중 연결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개별 재무제표만을 작성하게 돼 지난해의 경우 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2019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15억원, 464억원이었다. 2020년은 약 237억원, 약 246억원, 2021년은 251억원, 257억원, 2022년은 241억원, 248억원, 2023년의 경우 137억원, 129억원이었다. 상장 이후 5개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리패스는 이처럼 지속되는 적자 흐름 속에서 재무구조 또한 크게 훼손됐다. 2022년부터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이래 지난해에도 부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이처럼 자본잠식 금액이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도 부분 자본잠식 상태(자본총계 7억원, 자본금 170억원)이며, 자본잠식률은 95.7%에 달한다.

또 2021년까지 50%대 머물던 부채 비율 역시 2022년부터 크게 높아졌다. 2022년 부채 비율은 170%, 지난해의 경우 446%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 비율은 1950%에 달했다.

바카라 꽁 머니 재무상태표
바카라 꽁 머니 재무상태표

특히 바카라 꽁 머니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85.3%)이 50%를 초과함에 따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라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2년 연속 유지되거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1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96%에 육박하는 만큼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없으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 자본 확충이 이뤄져 완전 자본잠식을 회피하더라도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떨어뜨려야 할 만큼의 충분한 자본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바카라 꽁 머니는 올들어 제11회차, 제13회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각각 20억원, 35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주금 납입일이 지난달 30일이었던 3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이 오는 6월 7일로 변경되면서 추가 자금 조달은 연기된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제3자배정 대상자는 변경 예정 최대주주인 손형석씨다. 손씨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바카라 꽁 머니 신주 474만8983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 총수(보통주 기준) 대비 15%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손씨는 지난 3월 바카라 꽁 머니가 발행한 제11회차 CB 20억원을 인수하기도 했다. 1분기 말 기준 바카라 꽁 머니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정신 대표이사 회장으로, 212만5981주(지분율 6.23%)를 보유 중이다.

바카라 꽁 머니는 상장 직후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2020년 411억원, 2021년 10억원, 2022년 30억원, 2023년 50억원 등이다. 올해 들어서도 CB와 유증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투자가 신사업 진출과 함께 안정적인 매출 확보 및 상장 폐지 리스크를 회피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바카라 꽁 머니는 지난달 31일 회사에 대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고 공시했다. 채권자인 윤용빈씨가 바카라 꽁 머니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이번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은 손씨가 단독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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