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기준 매출원가율 1분기 71.7%→2분기 59.0%로 12.7%p 개선
- 재고 6개월 만에 14.5%p 감소…'통합 바카라사이트 제작' 출범 이후 효과 가속화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글로벌 빅파마'를 위한 여정에 초석을 다졌다.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하면서 기존 재고자산을 빠르게 소진하는 한편, 매출원가율을 크게 낮추면서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면서 덩치가 배로 커진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매년 해외 유통·판매를 위해 선제적으로 쌓아둔 재고 탓에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별도기준 4.5%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21.2%로 단 3개월 만에 16.7%포인트(p) 개선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올 상반기(이하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341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의 경우 1분기 288억원, 2분기 3130억원으로 구성된다. 1분기 이후 3개월 만에 약 11배 가까이 영업이익 증가를 실현시킨 것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1조6117억원, 순이익은 992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호실적의 배경에는 '원가율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1분기 매출원가율은 71.7%였다. 이후 상반기 원가율은 59.0%를 기록했는데, 3개월 만에 12.7%p 감소한 것이다. 원가율이 1분기에 70%대까지 높아진 이유는 판권상각비와 인수된 재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기부터 집중적으로 재고의 매출이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늘어나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자산…셀트리온 합병 이후 재고는 6개월 새 감소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자사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유통을 담당해 오던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며 올해부터 '뉴(New) 셀트리온'으로 출범했다. 양사가 합병하기 직전 매출 구조는 간단해 보이지만 복잡했다. 큰 줄기는 셀트리온 매출의 경우 대부분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납품하며 얻은 수익이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다시 재가공해 글로벌 유통·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는 글로벌 입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상당 부분 재고를 쌓아두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뉴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재고자산은 2조1710억원으로, 2022년 말(5446억원)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늘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재고를 지난해 말 '매입원가'로 인식했다. 매입원가는 약 2020~2022년 평균 원가율인 72%가 적용됐다. 하지만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보유 재고량은 불과 6개월 새 14.5% 감소한 1조8556억원 수준(올해 상반기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의 재고는 시장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을 중심으로 매출 관리가 이뤄지면서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2020년 말 1조1278억원에서 2021년 말 1조1517억원, 2022년 말 1조4167억원 순으로 해마다 높아졌다. 바카라사이트 제작과의 합병 직전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재고자산은 1조8483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바카라사이트 제작헬스케어의 보유 재고가 꾸준히 늘어났던 만큼 이번 뉴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재고량의 감소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주력 제품인 램시마와 램시마SC 등 바이오시밀러의 승승장구…신제품 기대감도
이처럼 통합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재고 소진의 주요 원인은 바로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속도가 붙은 덕분이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램시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유럽명 램시마SC)'는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등재되며 매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는 5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램시마와 이 제품의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심으로 75%의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램시마SC의 단독 점유율도 22%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파트너사→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던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유통 구조가 주력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직판)' 체제를 구축하면서 '셀트리온→최종 소비자'로 간소화된 데다, 직판 체제에 맞춰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진행한 것도 재고 소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연이은 사업 성과에 힘입어 수익성 증대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 회장은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와 지난 6일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서면서 일시적으로 높아진 제품 원가율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회사의 목표 매출인 3조5000억원은 무난히 달성 가능하고, 짐펜트라가 계획대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면 내년에는 매출 5조원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 내비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보유 재고 소진으로 매출원가율은 개선 중에 있으며, 2025년 말까지 20% 중반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으로 (통합 셀트리온의) 이익에 영향을 미쳤던 무형자산 판권도 2분기를 기점으로 대형 상각이 완료됐고, 매출 증가와 함께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매출원가율 개선 가속화와 영업이익 상승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램시마의 SC 제형인 짐펜트라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안착과 기존 제품의 성장을 비롯, '옴리클로'·'아이덴젤트'·'스테키마' 등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회사의 매출 증가세를 빠르게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