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타 료이치 SNBL 회장, 방한 단독 인터뷰
- 동물 없는 전신 독성시험은 아직 불가능…‘NAMs’는 보완재 역할
- “韓 바카라사이트 카지노버프 벤처 미국 진출, SNBL 인큐베이션으로 지원할 것”
- 우정바카라사이트 카지노버프와 전략적 자본 관계 구축…한국 시장에 장기적 신뢰
- 비임상·임상·중개임상 삼각축 강화…FDA 승인 신약도 확보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사람에게 투여할 약물의 안전성을 담보하려면, 현 시점에서는 ‘동물실험’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마우스나 비글에서 반응이 없는 물질은 영장류 모델 없이는 임상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일본 1위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SNBL의 나가타 료이치(Nagata Ryoichi) 회장은 지난 17일 <더바이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비임상 CRO 기업인 우정바이오와 공동으로 개최한 ‘신약 개발 비임상 전략 세미나(SNBL’s Strategies for Success in Nonclinical Studies for Drug Development)’ 참석을 위해 방한한 자리에서 더바이오와 단독으로 만나 신약 개발의 현실과 글로벌 CRO 산업의 변화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접근법(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비임상 CRO업계 전반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한 나가타 회장의 발언도 이목을 끕니다.
FDA는 지난 4월 NAMs에 대한 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동물실험을 즉시 대체하겠다’는 선언은 아니지만, 과학적 타당성을 기반으로 인비트로(in vitro, 시험관 내 실험) 모델, 컴퓨터 시뮬레이션, 인간의 주요 장기 내 세포조직의 구조 및 기능을 모사한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 MPS) 등 다양한 대체 기술의 검증 사례를 축적하고, 향후 3~5년을 목표로 규제 가이드라인을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FDA 발표에도…영장류 모델은 여전히 필수”
나가타 회장은 “전신 독성을 동물 없이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없다”며 “특히 유전자치료제나 차세대 항체의약품처럼 복잡한 기전을 가진 치료제는 사람과 유사한 생리학적 특성을 가진 ‘영장류 모델’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FDA 발표 이후 주요 글로벌 제약사 고객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개발 전략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며 “사람 대상 임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제약사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을 통한 충분한 비임상 검증’은 여전히 필수적인 절차”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AI 기반의 예측 모델, 인비트로 시스템, MPS 플랫폼 등이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동물 사용을 줄이는 보완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수를 줄이면서도 사람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이 향후 비임상시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나가타 회장은 강조했다.

◇우정바이오와의 파트너십, ‘자본 관계’로 확대
한국 시장은 SNBL이 주목하는 주요 성장 거점 중 하나다. 나가타 회장은 “한국의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며, CRO 시장 역시 연 8%의 성장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정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NBL과 우정바이오는 지난 2010년부터 독점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0% 할증 발행’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전략적 자본 관계로 발전했다. 나가타 회장은 “일반적인 할인 방식이 아닌 할증 발행을 선택한 것은, 한국 시장과 파트너십에 대한 확신을 반영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故) 천병년 전 우정바이오 대표와의 인연도 언급했다. 나가타 회장은 “미국독성학회(SOT)에서 천 전 대표가 직접 SNBL 부스를 찾아와 한국 제약사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며 “그의 선견지명이 지금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나가타 회장에 따르면, 당시 천 전 대표는 “한국 제약사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려면, 우수실험관리기준(GLP) 기준에 맞춘 독성시험이 필요하다”면서 우정바이오 내에 전담팀을 꾸려 SNBL과의 연결을 주도했다. 이 팀은 국내 제약사들을 직접 방문해 SNBL을 통한 시험 의뢰를 유치했고, 이러한 구조는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는 “SNBL이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면, 우정바이오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방한 당시에도 양사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를 통해 전략적 자본 관계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바카라사이트 카지노버프 벤처, SNBL 통해 미국 진출 기회
SNBL은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센터인 ‘SNBL 글로벌 게이트웨이(SGG)’를 정식 개소했다. 일본 최대 벤처캐피탈(VC)인 SBI홀딩스 및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와 협력해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일본 바이오 벤처들을 지원하고 있다.
나가타 회장은 “우정바이오가 한국에서 인큐베이팅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경우, SNBL과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오 인큐베이팅을 SNBL의 ‘제4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에서 2개의 자회사를 상장시킨 경험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NBL, 비임상·임상·중개임상 3개축 성장 가속
SNBL은 1957년 일본 최초의 비임상 CRO로 설립됐다. 현재는 영장류의 자체 번식부터 시험 수행까지 가능한 일본 최초의 GLP 기관으로 성장했다. 일본·미국·중국 등 주요 거점에서 약 3000명의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매출은 320억9000만엔(약 3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임상 CRO’를 제1의 성장축으로 삼아온 SNBL은 2015년 글로벌 대형 CRO인 PPD와의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임상’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약 1000명 규모의 조직을 갖춘 이 합작사는, 일본 내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CRO로 자리매김했다.
또 FDA에서 승인받은 편두통 치료제인 ‘아즈미(Azumi)’를 통해 ‘중개임상(Translational)’ 분야를 제3의 성장축으로 확장하고 있다. 나가타 회장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의 약 70%에게 효과가 있었고, 약효도 48시간 이상 지속됐다”며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라이선스(기술이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전 정신 강한 한국, 장기적 성장 가능성 충분”
끝으로 나가타 회장은 “과거 미국 유학 시절, 일본 유학생보다 한국 유학생이 훨씬 많았다”며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인 한국인의 기질은 바이오산업 성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가타 회장은 의사 출신으로 대학 시절 불교를 공부한 이력을 가진 경영인이다. 그는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보다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철학이 지금의 SNBL을 만든 바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가타 회장은 같은 2세대 오너경영인으로서 천희정 우정바이오 대표에게 “기업은 단기 실적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과 장기적인 비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그런 철학이 결국 회사를 성장시키고, 산업의 방향을 바꿔나갈 수 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