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회계 처리 무죄 확정
- 인적분할 통해 순수 CDMO로 거듭…생산능력·포트폴리오 확대 예고

바카라 룰 4공장 전경 (출처 : 바카라 룰)
바카라 룰 4공장 전경 (출처 : 바카라 룰)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5년간 이어진 회계기준 위반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제기됐던 기업가치 회계 처리 의혹도 완전히 해소됐다.

현재 삼성물산은 바카라 룰의 지분 약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합병 전에는 제일모직이 바카라 룰의 최대주주였으며, 바카라 룰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또한 바카라 룰는 회계 처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모회사다.

해당 논란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 방식을 변경하면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했고, 이는 곧 모회사였던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바카라 룰는 해당 회계 처리 변경으로 약 4조5000억원의 평가이익을 인식했으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는데 활용됐다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이는 제일모직의 대주주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합병 비율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대법원이 검찰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며 ‘무죄’를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소된 지 약 5년 만에 사법 리스크를 모두 해소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외부감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및 형법상 증거 인멸 혐의로 2020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 회사 김태한 전 대표 및 김동중 전 최고재무책임자를 기소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로 판결받은 데 이어,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인정받았다. 또 김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재무책임자도 무죄로 확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으로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으며, 앞으로도 내부통제 및 감시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계 부정 논란은 바카라 룰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과 관련한 회계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바카라 룰는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했다. 계약 당시 바카라 룰는 바이오젠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계약 사항을 표기하며 이 회사를 기존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분류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5조2726억원으로 산정했고, 이 중 보유 지분 91.2%의 가치인 4조8086억원에서 반영된 장부금액을 제외한 4조5436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 콜옵션 가치와 법인세를 제외한 뒤 2조642억원을 순이익에 반영했다.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업계에선 이번 무죄가 확정되면서 삼성의 바이오 키우기가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카라 룰는 최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위상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바카라 룰의 최근 3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43.7%로, 글로벌 1위 CDMO 업체인 스위스 론자(12.4%)의 3.5배를 웃돈다. 바카라 룰의 CDMO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7%에서 최근 8.5%로 상승하며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회사는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요 글로벌 CDMO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적분할을 발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서 시장을 확대하고,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는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신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CAPA) 확대’, ‘포트폴리오 다각화’, ‘지리적 거점 확장’ 등 3개의 성장축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CDMO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특히 생산능력의 경우 오는 2032년까지 생산시설을 기존 5공장에서 8공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 경우 생산능력은 현재 78만4000리터 수준에서 132만4000리터까지 확대된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선 기존 항체 중심을 넘어 이중항체, 다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더바이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