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 간부전’ 사망 3건에 임상 전면 보류…가상 바카라 “보행 환자 대상 투여는 계속”
- FDA “심각한 간독성 우려”…‘AAVrh74’ 기반 플랫폼 지정도 철회
- 가상 바카라, ‘비보행’ 환자 대상 출하 중단은 유지…면역억제 병용 임상 재개 준비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사렙타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 이하 사렙타)에 이 회사 유전자치료제인 ‘엘리비디스(Elevidys, 성분 델란디스트로진 목세파보백)’에 대한 제품 출하를 ‘전면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최근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ALF)과 관련된 3건의 사망 사례가 보고된 데 따른 조치다. FDA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사렙타의 플랫폼 기술 지정을 철회하고, 임상시험을 보류했다. 이에 대해 사렙타는 ‘보행 환자’ 대상 투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DA, ‘사망’ 사례에 임상 ‘중단’…플랫폼 기술 지정도 ‘철회’
FD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임상 참여자에게 심각하고 부당한 질병 또는 부상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임상시험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사렙타가 개발 중이던 지대형근이영양증(LGMD)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도 보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엘리비디스에 사용되는 ‘AAVrh74’ 기반의 플랫폼 기술에 대해서도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플랫폼 기술 지정(platform designation)을 철회했다. AAVrh74 기반 플랫폼은 근육 조직에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 벡터 기술로, 사렙타는 이를 다양한 유전자치료제에 공통적으로 적용해왔다.
FDA에 따르면 사망 사례 중 하나는 사렙타의 LGMD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인 ‘SRP-9004(개발코드명)’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2개의 사례는 뒤센근이영양증(DMD) 환자에게서 보고됐다. 3개 사례 모두 엘리비디스 또는 동일한 AAVrh74 혈청형 기반의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을 투여한 이후 ‘급성 간부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FDA는 사렙타에 엘리비디스 출하 중단을 요청했지만, 사렙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FDA 국장은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신속히 행동한다”며 “미충족 수요에 대한 치료 접근을 지지하지만, 심각한 안전 신호가 감지될 경우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렙타 “보행 환자 출하는 유지”…사망 사례는 별도 치료제인 ‘SRP-9004’
사렙타는 같은 날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이미 비보행(non-ambulatory) DMD 환자에 대한 엘리비디스 출하는 지난 6월 15일부터 자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보행 가능(ambulatory) 환자에게서는 새로운 안전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출하는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사망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된 51세 LGMD 환자에 대해서는 “엘리비디스가 아닌 SRP-9004라는 별도의 임상 단계 치료제 후보물질을 투여받았다”면서 “질환, 용량, 제조공정 모두 다르다”고 해명했다. 해당 사례는 지난달 20일 중대한 이상반응 사례로 FDA에 신고됐으며, 이달 3일 사망 사실도 추가로 보고됐다고 사렙타는 밝혔다.
FDA는 “AAVrh74 플랫폼 기반 유전자치료제의 간독성 위험에 대한 조사를 지속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엘리비디스 라벨에는 ‘간독성’ 위험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가 추가된 상태다. 사렙타는 비보행 환자군을 대상으로 면역 억제 요법 보완 및 용량 조절을 위한 임상1b상(ENDEAVOR)의 신규 코호트 모집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엘리비디스, 근육 표적 AAV 유전자치료제…로슈와 글로벌 공동 개발
엘리비디스는 AAV 벡터를 이용해 ‘미세 디스트로핀(micro-dystrophin)’ 유전자를 근육 조직에 전달·발현하도록 설계된 유전자치료제다. 2019년 사렙타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 미국 외 지역에서는 로슈와 함께 공동 개발 및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로슈는 현재 글로벌 임상3상(EMBARK) 등 후속 시험을 수행 중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23년 6월 ‘비보행 DMD 환자’에 대해 ‘조건부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지난해 6월에는 ‘보행 가능 환자’를 대상으로 ‘정식 승인’을 각각 획득했다. 비보행 적응증은 향후 확증 임상 결과 제출 여부에 따라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결정된다.
한편 가상 바카라는 이틀 전인 16일 전체 인력의 36%에 해당하는 5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과 함께, LGMD 프로그램 중단 및 siRNA 기반 치료제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