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5월 주력 파이프라인 ‘CU06’ 기술이전 권리 반환…지난해 매출 급감
- 매출액 기준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 올해 종료…내년부터 연매출 30억원 이상 필수
- 올해 3월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대성팜텍과 합병 결의…합병기일 내년 1월 28일 조정
- 법차손 비율 기준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 2023년 종료…작년 법차손 비율 49.7%로 아슬
-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 286억원→250억원 축소…최대주주 권영근 의장 30% 청약 계획
- 제1회차 CB 풋옵션 행사로 148억원 조기 상환…유상증자, CB 풋옵션 행사 이후 대비 성격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큐라클이 지난해 5월 기술이전 파트너사로부터 주력 파이프라인(개발코드명 CU06, 성분 리바스테랏)에 대한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 통보를 받으며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인 대성팜텍과의 합병을 추진하며 외형 확대에 나선 것이다.
당초 계획보다 대성팜텍과의 합병기일이 늦춰진 가운데,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주력 파이프라인의 자체 임상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유상증자에도 착수했다. 이는 선제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전환사채(CB)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큐라클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매출’ 요건 공백을 메우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지난해 말 관리종목 지정 기준에 근접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을 낮추는 재무 전략을 추진해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작년 2·3분기 이어 올해 1분기도 매출 전무…주력 파이프라인 CU06 기술이전 반환 여파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0원, 영업손실은 36억원, 순손실은 4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5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영업손실도 작년 1분기 약 31억원에서 5억원 이상 늘었고, 순손실은 12억원가량 증가했다.
난치성 혈관질환을 타깃하는 혁신신약 개발기업인 큐라클은 전형적인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지만 코스닥 시장 상장(2021년 7월 22일) 직후 주력 파이프라인인 CU06에 대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2021년 10월 27일)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CU06은 경구용(먹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해당 계약을 통해 CU06의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프랑스 안과 전문기업인 떼아오픈이노베이션(Thea Open Innovation)에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업프론트(선급금) 600만달러(약 63억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억5750만달러(약 1654억원) 등 총 1억6350만달러(약 1717억원)다. 여기에 CU06 상업화 시 제품 매출의 8%를 로열티(경상 기술료)로 수취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2021년 11월 10일 600만달러의 업프론트를 수령했으며, 이를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분할 인식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첫해인 2021년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매출은 약 63억원을 기록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이듬해인 2022년 떼아오픈이노베이션으로부터 CU06과 관련한 일부 마일스톤 수익이 반영되며 35억83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3년에는 CU06의 임상2a상 결과에 따른 기술이전 마일스톤 유입이 늘어나며 매출이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02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떼아오픈이노베이션과 체결했던 CU06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이 중단되면서 마일스톤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매출이 16억3300만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2분기와 3분기에는 두 분기 연속 매출 ‘0원’을 기록하며 실적 공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기술이전 계약 해지에 따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일정 수준의 매출을 올렸지만, 연구개발비와 운영비 부담으로 줄곧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기술이전 계약 해지 여파로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매출 절벽’ 돌파 위해 대성팜텍과 합병 나서…내년부턴 연매출 30억원 이상 필수
매출 절벽에 직면한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상장 유지 요건을 둘러싼 위기에 놓였다. 회사는 지난 2021년 7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 매출액 기준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5년)은 올해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연간 매출이 3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CU06과 같은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자체적으로 매출 30억원 이상을 달성해 상장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회사는 이를 대비해 올해 3월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대성팜텍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대성팜텍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자체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성팜텍의 지난해 매출은 41억원이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대성팜텍을 합병하는 동시에, 그 관계사인 대정파마로부터 3개 품목을 추가로 이전받기로 했다. 대정파마의 지난해 매출은 약 53억원으로, 단순 수치 기준으로는 바카라사이트 제작이 대성팜텍 인수를 통해 지난해 기준 약 94억원 규모의 매출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큐라클은 대성팜텍 합병을 통해 연간 매출 30억원 이상이라는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합병은 큐라클의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자본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과 대성팜텍 간 합병 계약에 따라 합병비율은 1 대 15.5139384로 산정됐으며, 이에 따라 대성팜텍 주주에게 발행되는 바카라사이트 제작 신주는 총 62만557주다. 대성팜텍의 발행 주식 4만주 가운데 이근균씨가 2만8000주(70%), 구정희씨가 1만2000주(30%)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이후 각각 43만4390주, 18만6167주의 바카라사이트 제작 신주를 취득하게 된다.
지난 3월 6일 합병 결의 시점 기준,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총 발행 주식수는 1396만8599주다. 합병을 통해 62만557주가 추가 발행될 경우, 총 발행 주식수는 1458만9156주로 늘어나게 된다. 합병 후 바카라사이트 제작에 대한 지분율은 이근균씨가 약 2.98%, 구정희씨가 1.28%로, 두 사람의 합산 지분은 4.26%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이근균씨와 구정희씨 등 대성팜텍 주주가 회사의 2대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을 통한 합병으로 인해 우호 지분까지 확보한 셈이다.

◇대성팜텍과 합병, 내년으로 연기…법차손 비율 낮추고 임상 비용 마련 위해 유상증자 단행
다만 대성팜텍 합병을 통한 매출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5월 14일로 예정돼 있던 합병기일을 내년 1월 28일로 조정했다. 원료의약품 관련 제품의 인허가, 이해관계자 조율 등 신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기반을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양사 간 합의를 거친 전략적인 결정이라는 게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설명이다.
대성팜텍은 20년 이상 원료의약품 수입, 유통 및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기업이다. 지난 2004년부터 작년까지 개인사업자로 사업 활동을 벌이다 이번 바카라사이트 제작과의 합병을 앞두고 법인사업자로 전환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에 따르면 주식회사 대성팜텍은 지난 1월 17일 설립됐다. 대성팜텍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억800만원, 영업이익은 34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04%다. 단순 연환산 시 매출액 44억3200만원, 영업이익 1억3600만원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사는 밝혔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법차손 비율 기준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3년)이 2023년까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유예기간이 종료된 지난해부터는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행 규정상 최근 3사업연도 중 2회 이상 법차손 비율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법차손 비율은 2021년 말 12%, 2022년 말 25%, 2023년 말 28%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지만, 유예기간 내에 있었고 50%를 넘지 않아 지정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유예기간이 종료된 상태에서 법차손 비율이 49.7%까지 치솟으며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5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관리종목 지정 조건은 충족하지 않았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올해 법차손 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해 코스닥 상장 이후 최초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약 28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 방식은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제3자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결정 이후 바카라사이트 제작 주가는 급락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바카라사이트 제작 보통주 신주는 700만주이며, 신주 발행 예정가액은 4085원(25% 할인율 적용)이다. 1주당 신주 배정 비율은 0.4996732494주다. 이후 지난 3일 1차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되면서 유상증자 규모는 당초 286억원에서 약 25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최대주주인 권영근 의장(지분율 약 12.91%)도 참여한다. 권 의장은 이번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에서 배정 물량의 약 30%를 청약할 계획이다. 오는 8월 28일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된 뒤, 9월 1일부터 2일까지 구주주 청약이 진행된다. 이후 실권주가 발생하면 9월 4일과 5일 양일간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22일이다.
최종적으로 일반 공모 청약 주식수가 모집 주식수에 미달할 경우, 잔여 물량은 대표 주관회사 및 인수회사가 자기계산으로 전량 인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청약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예정된 자금 조달을 완료할 수 있는 구조다.
큐라클은 “대표 주관회사 및 인수회사가 실권주를 최종 인수할 경우, 우리 회사는 인수 금액의 18.0%를 추가 수수료로 지급하게 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실권주 매입 단가는 일반 청약자보다 18%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고, (이들이 인수한 신주는) 조기 처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700만주가 새로 발행되면, 유상증자 종료 후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총 발행 주식수는 2100만9155주가 된다. 여기에 대성팜텍 합병으로 62만557주가 추가로 발행될 경우, 총 발행 주식수는 2162만9712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분 희석이 발생하면서 이근균씨의 지분율은 약 2.01%, 구정희 씨는 약 0.86%로 줄어들고,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2.87%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큐라클은 1차 신주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250억원 중 약 24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5억원을 ‘기타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운영자금 245억원은 CU06의 미국 당뇨병성 황반부종 대상 임상2b상, ‘CU71’의 미국 알츠하이머병 대상 임상1상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과 임상시험 및 연구 활동에 필요한 공통 소모품 구매 및 장비 유지보수 등에 사용된다.
기타자금 5억원은 원료의약품 유통사업 진출을 위한 자본금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약사법’ 제38조 제1항 및 같은법 시행규칙 제31조의2 제2항에 명시된 의약품 도매업 허가 요건인 5억원 이상의 자본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자금은 올해 4분기 집행될 예정이며, 안정적인 사업 개시를 위한 기반 확보에 활용될 계획이다.
큐라클은 내년 1분기부터 대성팜텍 흡수합병 효과가 반영되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2026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6억6700만원, 25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계획과 달리 신규 사업에서의 매출 3억원, 대성팜텍 흡수합병을 통한 매출 41억6700만원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1회차 CB 풋옵션 행사로 148억원 조기 상환…순손실 탓에 매년 부채비율 상승
한편 이번 유상증자는 2년 전 발행한 CB의 풋옵션 행사 이후를 대비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지난 2023년 6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제1회차 CB를 발행한 바 있다. 회사의 첫 메자닌 발행이었다. 해당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1만567원이었지만, 이후 주가 하락에 따라 7397원으로 조정됐다. CB 투자자는 CB 발행일로부터 24개월이 되는 올해 6월 28일 및 이후 3개월마다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주가(5월 28일 종가 4685원)가 전환가액을 하회하면서 CB 투자자들은 풋옵션(Put Option,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했다.
큐라클은 “올해 1분기 중 사채권자의 CB 전환 청구로 약 7억원이 전환되면서 제1회차 CB 잔액이 193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며 “이후 4월 22일 3억원이 추가 전환됐고, 5월 28일에는 148억원을 상환해 현재 해당 CB 잔액은 42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B 만기 전 유보 현금을 활용해 148억원 규모의 채권을 조기 취득했으며, 해당 물량은 향후 소각 또는 재매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큐라클이 자체 보유 현금으로 CB 조기 상환에 나선 뒤, R&D 자금 여력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유상증자를 통해 해당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묘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큐라클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72억원이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0.55%에서 2023년 말 66.69%, 2024년 말 97.94%, 2025년 1분기 말 110.10%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48억8600만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총계가 전년 대비 28% 줄었고,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100%에 근접했다. 올해 1분기에도 41억2300만원의 순손실이 이어지며 자본이 추가로 감소했고, 결국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최근 3개 사업연도와 2025년 1분기까지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보유 자금을 단기금융상품의 취득 및 처분을 통해 운용하고 있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시기에 따라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며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의 경우, 2023년 6월 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해당 연도에는 대규모 유입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