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신약 후보 ‘YHC1156’·바카라 전략신약 후보 ‘YHC2158’ 확보, 탐색 단계
-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파이프라인 확대, 외부 도입-자체 발굴 ‘투트랙’ 전략
- 빅파마도 주목하는 차세대 플랫폼, 2030년 약 5조원 시장 전망
- 미래 성장 축으로 낙점, 전담 부서 신설해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유한양행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서 ‘고형암’ 타깃 후보물질 2개를 확보했다. 이 중 하나는 외부 도입 물질로 파악됐고, 다른 하나는 도입 여부 등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제2 렉라자’ 발굴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유한양행이 TPD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현재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총 29개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다른 회사 또는 연구소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회사는 자체 발굴과 외부 도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작용기전이 ‘표적 분해’로 표기된 TPD 기반 후보물질은 2개가 확인됐고, 모두 고형암을 타깃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후보물질은 합성신약 ‘YHC1156(이하 개발코드명)’과 바이오신약 ‘YHC2158’로, 아직 탐색 단계다. 2개 물질 중 하나는 외부 도입 물질로 확인됐다. 다만 다른 하나는 도입 여부를 포함한 개발 경로 등 세부 정보를 현 단계에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것이 유한양행의 설명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가동 중인 바카라 전략은 그간 TPD 분야에서도 외부 협력을 기반으로 후보물질 발굴을 이어왔다. 앞서 회사는 2022년 국내 바이오 벤처인 업테라와 염증 유발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2024년 국내 TPD 전문 바이오 벤처인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도 TPD 공동 연구개발(R&D) 계약 체결을 통해 협업 관계를 구축해왔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기업인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TPD 기반의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UBX-130’을 도입했다. 해당 물질은 지난해 10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반환됐지만, 양사는 지속해서 TPD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유한양행은 연구자 지원 정책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통해 TPD 연구를 지원해왔다. 이는 TPD 분야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은 유항양행이 외부 협력 기반으로 신약 후보군 발굴을 확대해 실패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제2 렉라자’ 발굴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는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아낸 혁신신약이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레이저티닙의 전 세계 권리를 사들여 상용화까지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임상1상 단계(2018년)에서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J&J가 자사의 폐암 치료제인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렉라자 개발을 추진하며 글로벌 상용화로 이어졌다.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아 후보물질을 충분히 확보한 뒤 단계별로 선별·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유한양행이 ‘외부 도입’과 ‘자체 발굴’을 병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회사는 리드 단계 물질들을 후보 약물 단계로 끌어올려 개념증명(PoC)을 진행하는데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초기 후보군을 넓히면 특정 과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전임상·초기 임상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추려 개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특히 TPD는 기존 저분자의약품이나 항체치료제와 달리, 질병을 유발하는 ‘표적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시켜 기존 약물로 공략이 어려웠던 ‘난치 표적(undruggable target)’까지 치료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다. 암젠·화이자·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TPD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바이오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TPD를 차세대 신약 개발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실제 회사 주요 임원들이 공개 석상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과 TPD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관련 투자·협력 확대 기조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TPD 시장은 연평균 27%씩 성장해 오는 2030년 33억달러(약 4조7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TPD를 중심으로 한 신규 연구 조직도 신설했다. 회사는 이달 초 중앙연구소 내 ‘뉴 모달리티(New Modality)’ 조직을 신설하고, 해당 조직을 이끌 부문장으로 조학렬 전무를 선임했다. 새롭게 출범한 뉴 모달리티 부문은 TPD 기술을 중심으로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R&D를 전담한다. 이는 기존 합성의약품 중심의 연구 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달리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초대 부문장인 조학렬 전무는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업에서 풍부한 연구 및 산업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경북대에서 유전공학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밴더빌트대 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 하버드대·MIT대·예일대에서 연구원 및 연구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아지오스파마슈티컬스(Agios Pharmaceuticals)에서 희귀 유전질환 분야 연구를 이끌었다. 최근까지는 키메라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에서 플랫폼 생물학 부문 이사로 근무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중앙연구소장에 최영기 전무를 선임했다. 최 신임 연구소장은 베링거인겔하임, 포마테라퓨틱스, 알케미스 등에서 근무했다.
유한양행은 “TPD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저분자 치료제와 달리, 문제를 일으키는 단백질 자체를 세포 내에서 분해 및 제거하는 기술”이라며 “단백질을 분해하는 플랫폼 형태 기술인 만큼, 표적 단백질을 바꿔 다수의 파이프라인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모달리티로 접근할 수 있는 타깃 외에 신규 타깃에 대해서는 혁신적인 접근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새로운 모달리티들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