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카라 에이전트·디지털 드라이 랩으로 신약 개발 전 주기 자동화 구상
- 릴리와 10억달러 공동 연구소 설립…제약 바카라 인프라 투자 가속
- 의료 로봇·제조 자동화까지 확장…‘연산 중심 제약산업’ 전환 선언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물리적 AI(Physical AI)’를 앞세워 헬스케어·바이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차세대 산업 전환 전략을 제시하며, 의료·신약 개발 영역을 ‘차세대 AI 팩토리’로 규정했다. AI 팩토리는 데이터와 연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AI가 의료·신약 개발 전반에서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산업형 생산 시스템’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서 헬스케어·생명과학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킴벌리 파월(Kimberly Powell) 엔비디아 헬스케어 부문 부사장은 △AI 에이전트 △AI 기반 신약 개발 △의료 로봇을 핵심 축으로 한 헬스케어 AI 확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먼저 에이전틱 AI는 목표를 부여받으면 스스로 판단·추론하며 여러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AI다. 의료 현장에서는 임상 기록 작성, 환자 관리, 임상시험 설계, 신약 후보 탐색 등에서 의사와 연구자를 보조하는 ‘디지털 동료’ 역할을 한다. 물리적 AI는 로봇·의료기기·실험 장비 등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를 의미한다. 수술 로봇, 실험실 자동화, 의료 영상 기반 실시간 진단, 의약품 및 세포치료제 제조 공정 등에 적용된다.
엔비디아는 헬스케어·바이오 산업이 AI 도입 속도 면에서 다른 산업을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력 부족과 비용 압박, 높은 개발 리스크가 상존하는 산업 구조상 AI 기반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약 개발 전 주기 ‘AI 팩토리’로 전환…‘BioNeMo’·릴리 협력 전면에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바이오네모(BioNeMo)’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연구 생태계가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엔비디아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자 설계, 가상 스크리닝, 임상 설계 등 신약 개발 전 주기를 AI 에이전트로 아우르는 ‘디지털 드라이 랩’ 개념을 내놓았다. 생성형 분자 설계 모델인 ‘젠몰(GenMol)’과 멀티모달 생물학 기초 모델을 활용해 히트(hit) 발굴부터 리드(lead) 최적화까지 자동화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와는 향후 5년간 10억달러(약 1조4800억원)를 투입하는 ‘공동 AI 연구소’ 설립을 발표하며, 신약 개발과 임상 및 제조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장기 협력에 나섰다. 파월 엔비디아 부사장은 “제약산업은 ‘90% 실험·10% 연산’ 구조에서 연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AI 인프라는 이제 연구개발(R&D) 비용이 아니라, 필수 자본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해가 ‘에이전틱 AI의 전환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추론(reasoning), 도구 활용(tool use), 검색·지식 결합(retrieval) 기술이 결합된 ‘AI 에이전트’가 의료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임상 기록 작성과 환자 상담, 수술 전·후 관리, 병원 운영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천 개의 디지털 헬스 에이전트가 이미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파월 부사장은 “에이전틱 AI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라며 “의사의 업무 시간을 30% 이상 환자 진료에 되돌려주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로봇·제조 자동화로 확장…물리적 AI로 ‘연산 중심’ 산업 구현
물리적 AI 영역에서는 ‘의료 로봇’과 ‘실험실 자동화’가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엔비디아는 의료 현장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적용 단계를 넘어, 로봇과 의료기기 그리고 센서가 결합된 물리적 AI 환경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환경인 ‘코스모스(Cosmos)’와 로봇 학습 플랫폼인 ‘아이작(Isaac)’을 결합해 수술 로봇과 실험실 로봇 그리고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상 환경에서 먼저 학습시키고, 이를 실제 의료·연구 현장에 적용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회사는 이러한 방식이 로봇의 정밀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현장 도입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실제 적용 사례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생산 과정에서 로봇 자동화를 통해 제조 비용을 70% 이상 절감한 사례를 소개했다. 반복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처리량 확대와 품질 일관성 확보도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헬스케어 산업을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기회’로 정의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규모는 10조달러(약 1경4800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잠재 시장만 수백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축으로 AI 에이전트, AI 기반 생물학·신약 개발, 의료기기 및 로봇을 제시했다.
파월 부사장은 “헬스케어는 빠르게 기술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플랫폼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에이전틱 AI는 이미 헬스케어 산업에서 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며 “물리적 AI 영역에서도 ‘챗GPT 모먼트’가 도래해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