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퇴행성 뇌질환 조기 진단부터 예방·관리·치료까지 전주기 가치 창출
- 상업화 성공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키트 ‘알츠온’ 순항
- 두뇌 영양제 건기식 ‘파마코브레인PS’, ‘알츠온 포스트 케어’ 선보일 예정
- 자회사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와 파킨슨병 디지털 바카라사이트 검증마커 개발 중
- “올해 매출 전망 70억~80억…관리종목 리스크 해소 위해 재무안정성 확대”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인류의 난제로 여겨진 ‘알츠하이머병 극복’이라는 도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는 생태계 구축에 진심인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세계 최초로 혈액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한 ‘피플바이오’가 그 주인공이다.
피플바이오는 2018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키트를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2021년 12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아 2022년부터 전국 병·의원에서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상용화에 성공했다. 해당 제품의 브랜드는 ‘알츠온(AlzOn)’으로, ‘알츠하이머병 케어의 시작(On)’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의 퇴화로 치매 증상을 야기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유형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할 수 있는 단일 임상검사는 없는데, 현재 조기 진단은 주로 인지기능검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단계에서는 이미 뇌의 회생이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플바이오는 혈액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이라는 기술을 상업화시킨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예방’과 ‘관리’, 더 나아가 ‘치료’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이를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까지 아우르는 퇴행성 뇌질환 생태계의 ‘가치 창조자’로서의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피플바이오 창업자인 강성민 대표는 “올해는 알츠온 시장 확대와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를 위한 ‘알츠온 포스트 케어’의 도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바이오>는 최근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를 만나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 부문을 비롯해 향후 계획과 앞으로의 비전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츠온, 연말까지 1000곳으로 확장…‘알츠온 포스트 케어’도 선보이겠다”
강성민 대표는 주력 사업인 ‘알츠온’ 서비스가 순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알츠온은 출시 첫해인 2022년 말 약 110곳에서 작년 말 600여곳까지 확장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1000여개가 넘는 곳에서 알츠온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중에서도 주요 대형병원 및 검진센터 위주의 영업활동에 집중해 보다 많은 검사기관 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츠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장 본능을 뽐내고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헝가리와 태국에서 상용화가 올해 시작됐고, 점점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미 해당 국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역량 있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진행 중인 만큼 효과적인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민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알츠온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혈액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이라는 ‘알츠온’에서 서비스 영역을 예방과 관리로 확장한 개념인 ‘알츠온 포스트 케어’가 바로 그것이다. ‘뇌 영양제’ 콘셉트의 건강기능식품 출시와 함께 알츠온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되는 식습관, 생활습관 등 체크)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 첫 단추는 최근 국내 시장에 선보인 두뇌 건강기능식품인 ‘파마코브레인PS’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기 전 일반인들의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제품 개발에 나섰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강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계열사 ‘파마코바이오’가 개발했다.
강 대표는 “파마코브레인PS를 지난달 말 출시해 현재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뇌 건강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해당 제품은 홈쇼핑 첫 방송에서 완판을 기록했다”며 “파마코바이오가 국내 유일한 최고 순도 80% 프리미엄 ‘포스파티딜세린(PS)’을 원료로 사용한 점과 14년간 두뇌 건강에 대해 연구한 천연물 소재 헬스케어 연구개발(R&D) 기업인 점이 고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PS는 두뇌 인지질의 구성 성분 중 하나로, 두뇌의 신경세포막에 풍부하게 분포된 성분이다. 두뇌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인지력 개선을 위한 필수 성분이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양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줄어들기 때문에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한 별도의 섭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PS를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근본적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파킨슨병으로도 외연 확장”
파마코바이오가 뇌 건강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였지만, 이 회사는 천연물 신약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신약 R&D 바이오 벤처다. 피플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뉴로바이오넷’이라는 100% 자회사를 지난 2021년 설립했다. 피플바이오는 뉴로바이오넷을 통해 파마코바이오(옛 다당앤바이오)를 인수했다. 뉴로바이오넷은 파마코바이오 지분 59%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마코바이오는 피플바이오 손자회사다. 강성민 대표는 뉴로바이오넷과 파마코바이오 대표를 겸하고 있다.
강 대표는 “파마코바이오는 지난 3월말 식약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인 ‘DDN-A-0101(개발코드명)’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재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후보물질은 천연물 기반이기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적고, 경구 복용으로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임상1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DN-A-0101은 기존의 치료제들과 달리 뇌에 직접 작용하는 저분자 물질과 장뇌축(gut-brain-axis)을 통해 뇌에 작용하는 활성다당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비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전파(Propagation)를 제한하는 동시에,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및 신경염증 등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장내미생물 균총의 개선 효과도 보였다.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피플바이오는 ‘제이어스’라는 또 다른 회사를 통해서는 ‘파킨슨병’ 정복에도 나서고 있다. 제이어스는 피플바이오가 투자한 기업(최대주주 지위 보유)으로, 사람의 보행을 분석해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한 후 해당 학습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행동 패턴을 분석 및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걸음걸이 등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 대표는 “제이어스의 파킨슨병 디지털 검사용 ‘모션코어’는 파킨슨병 환자의 대표적인 특징인 ‘강직(Rigidity)’, ‘떨림(Tremor)’, ‘서동(Bradykinesia)’을 디지털 모션 캡처 기술과 AI 모델링을 활용해 정량화하는 기술”이라며 “FDA 승인을 목표로 세계 최초의 파킨슨병 디지털 치료제로 나가기 위한 바이오마커”라고 강조했다.

◇“사업 진척 통한 매출 확장 못지않게 재무안정성도 중요…관리종목 리스크 해소”
강성민 대표는 ‘사업의 확장’과 ‘재무안정성 확대’가 기업의 계속성을 위한 중요한 2개 축이라고 강조했다. 피플바이오는 지난 2020년 10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이후 적자가 계속되면서 관리종목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인 ‘자본잠식률 50% 이상’ 리스크는 완전히 벗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법인세비용차감전사업손실(이하 법차손)’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강성민 대표는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을 최근 3년간 2회 이상 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올해부터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선다고 가정하더라도 관리종목 지정은 기술적으로 2026년이 돼서야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사업 진척을 감안했을 때 사전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 진척을 통한 매출 확장과 이로 인한 손익 개선과 더불어 재무안정성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매출 전망은 70억~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작년에 일회성 비용으로 집행된 광고비와 연구개발비 등이 빠지는 등 판관비가 작년보다는 많이 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플바이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7억4446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0억4787만원)보다 2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의 경우 약 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0억원보다 17억원가량 줄었다. 올해 1분기 법차손은 35억원이었고, 작년 1분기의 경우 59억원의 법차손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법차손 비율은 50%를 초과한 88.3%였는데, 올해 1분기 말 기준 법차손 비율은 50% 미만인 약 22%에 그쳤다.
강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려고 한다”며 “영업손실 폭의 감소와 재무안정성의 확장, 사업 진척을 통한 외형 성장 등을 바탕으로 빠른 기한 내에 턴어라운드를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