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매출 1000억 돌파 불구 15년 만에 영업적자로 실적 빛바래
- 외형 성장 기조 이어지고 있지만 악화하는 수익성 여파로 회사 내실 취약해지는 중
- 꾸준한 매출원가율 상승, 수익성 발목 잡아…3년 새 부채비율 2배로 껑충·유동성 악화
- 1년 이내 도래 유동부채 규모, 유동자산 크게 초과…지표상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有
- 전문경영인 노병태 대표 사임으로 김은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지분율 1%대로 미미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국내 중소형 제약사인 대화제약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이하 별도기준)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외형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선 데다 내실은 더욱 취약해지고 있어 향후 경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9년 만에 대표 체제가 변경되면서 오너 2세인 김은석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3억원과 비교할 때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익의 경우 작년 상반기 약 3억원의 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약 3%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3%로 뚝 떨어졌다.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었으며, 순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20년이 최초였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적자와 함께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순손익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사업보고서인 2009년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의 매출액은 575억원에 불과했다. 15년 만에 2배 가까이 외형 성장을 했지만, 매년 매출이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 5년 간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이후부터는 매년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최초로 돌파했지만,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의 의미는 빛이 바랬다. 이처럼 수익성이 급전직하한 데에는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각각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는 작년 상반기 대비 18.2% 증가한 약 369억원이었으면, 판관비의 경우 9%가량 늘어난 193억원이었다.

매출원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0%대였던 매출원가율은 2022년을 기점으로 60%를 넘어섰다. 지난 5년간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2020년 54.5%, 2021년 58.6%, 2022년 62.4%, 2023년 66.8%, 올해 상반기 67.6%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판관비율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판관비율은 40%에 달했지만, 2021년 38.6%, 2022년 33.6%, 2023년 34.5%, 올해 상반기 35.4%였다. 판관비 계정으로 계상되는 경상연구개발비 역시 50억~6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경상연구개발비율 역시 5~7% 사이에서 유지하고 있다.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은 악화되는 수익성과 함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채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지난해 부채총계가 1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면서 부채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20년 말 82%로 100% 미만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4%까지 2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80%에 육박한다.
게다가 회사의 빚은 늘고 있지만 이를 갚을 수 있는 돈은 점차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20년 말 61%였던 유동비율은 작년 말 43%까지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 말 유동비율은 41%로 낮아졌다. 특히 전체 차입금 중 유동성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한편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유동부채 규모가 유동자산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는 점은 지표상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채가 증가한 데는 회사가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투자 등을 모두 외부 조달로 충당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자산 측면에서 보면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뿐만 아니라 재고자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회사의 자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매년 차입금 조달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나타냈다. 다만 올해 상반기의 경우 차입금 상환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편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은 지난 1984년 설립된 연매출 1000억원 초반대의 중소형 바카라 시스템 배팅사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은 경영 리더십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4월 전문경영인인 노병태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오너 2세인 김은석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대화바카라 시스템 배팅은 성균관대 약학과 동기 4인이 창업한 기업이다. 김수지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고준진 명예회장과 이한구 명예회장이 합류하면서 4인 공동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4인 공동경영인은 모두 1940년대생으로 약 10년 전에 은퇴 수순을 밟았다.
현재 대화제약의 최대주주는 김수지 명예회장으로, 회사 지분 9.60%(이하 올해 상반기 말 기준)를 갖고 있다. 이어 고준진 명예회장이 9.17%의 지분을 보유해 김 명예회장에 이은 2대주주다. 이밖에 김운장 명예회장이 4.09%를, 이한구 명예회장이 3.21%를 보유 중이다. 특히 김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현 대화제약의 단독 대표인 김은석 사장은 1.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직은 오너 2세로서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오너경영인 단독 대표 체제를 맞은 대화제약이 김은석 사장의 경영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너 2세인 김은석 대표는 올해 40주년을 맞은 대화제약의 경영권 승계를 대비하기 위한 지배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악화된 회사의 수익성을 회복할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