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22억달러 규모…선급금 2억달러·마일스톤 최대 20억달러 포함
- 알파-시뉴클레인 표적 siRNA 후보 ‘ARO-SNCA’,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 겨냥
- 트림(TRiM) 플랫폼 기반 BBB 극복 가능성 입증…CNS 바카라 전략제 확장 기대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는 미국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Arrowhead Pharmaceuticals, 이하 애로우헤드)와 총 3조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계약은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을 겨냥한 차세대 RNA 간섭(RNAi) 치료제 공동 개발을 목표로 한다. 노바티스는 이 계약을 통해 애로우헤드의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인 ‘ARO-SNCA(개발코드명)’에 대한 전 세계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애로우헤드는 이번 계약에 따라 ARO-SNCA 외에도 자사의 독자적인 플랫폼인 ‘트림(Targeted RNAi Molecule, TRiM)’을 활용해 추가 협력 프로그램을 발굴할 예정이다. 노바티스는 ARO-SNCA를 포함한 모든 라이선스 프로그램에서 연구·개발·제조·상업화를 전담하며, 애로우헤드는 임상시험계획(CTA) 제출에 필요한 전임상 연구를 완료하는 역할을 맡는다.
애로우헤드는 이번 계약 체결로 노바티스에서 업프론트(선급금) 2억달러(약 2800억원) 외에 개발·허가·판매 성과에 따라 최대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을 수 있다. 총 계약 규모는 22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애로우헤드는 향후 제품 매출과 관련해 최대 두 자릿수 초반 수준의 단계별 로열티(경상 기술료)도 지급받게 된다. 이번 거래는 미국 반독점법 심사 절차 등 통상적 조건이 충족되면 올 하반기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ARO-SNCA는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직접 표적하는 전임상 단계의 siRNA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이 후보물질은 파킨슨병을 비롯한 ‘시뉴클레인병(synucleinopathies)’을 대상으로 한다. 알파-시뉴클레인은 파킨슨병 발병 과정의 핵심 병리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애로우헤드와의 계약은 노바티스가 유전자 치료 및 리보핵산(RNA) 치료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알파-시뉴클레인 억제 전략은 과거 노바티스가 실패를 경험했던 영역으로, RNAi 기술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임상적 가치를 입증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협력은 뇌혈관장벽(BBB)을 극복할 수 있는 RNA 전달 기술을 적용한 점에서도 주목된다. BBB는 뇌 특정 부위로 치료제가 도달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애로우헤드의 트림 플랫폼은 피하주사(SC) 방식으로 중추신경계(CNS)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RNAi 기술이다. 트림은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이 CNS 깊은 부위까지 전달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크리스토퍼 안잘론(Christopher Anzalone) 애로우헤드 대표는 “전임상 연구에서 CNS, 특히 뇌 심부까지 약물이 도달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 결과가 임상에서 재현된다면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바티스와의 협력을 통해 ARO-SNCA의 임상 진입을 앞당기고, 추가 파이프라인 확장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바티스는 CNS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강화와 함께 RNA 기반의 치료제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피오나 마샬(Fiona Marshall) 노바티스 바이오메디컬 리서치 부문 대표는 “파킨슨병은 전 세계 수백만명의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질병 경과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애로우헤드의 RNAi 플랫폼은 뇌 특정 부위에 효과적으로 도달해 유전자 수준에서 질환을 조절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애로우헤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RNA 간섭 플랫폼의 적용 범위를 신경질환에서 다른 난치질환으로 넓힐 방침이다. 노바티스는 ARO-SNCA를 자사의 파이프라인과 연계해 조기 임상 단계로 진입시키고, 성공 시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바카라 전략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