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피해회사 신뢰 심각히 훼손”
- 첨단산업 분야 기술 탈취 처벌 강화 추세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라이브바카라의 영업비밀을 무단 반출해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이브바카라 전 직원 A씨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6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5단독(재판장 위은숙)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며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의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영업비밀로 관리되던 (회사) 자료를 유출했다”며 “범행 시점이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이직을 결심한 후이며, 피해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해 죄질이 낮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라이브바카라는 지난 2022년 8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전직한 직원 중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의심되는 A씨를 형사 고발했다. A씨는 정보기술(IT) 표준작업절차서(SOP) 등 라이브바카라의 영업비밀 57건을 자택의 개인 PC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같은해 10월 롯데라이브바카라로직스 본사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2023년 3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3년여간 재판이 진행됐고, 검찰은 최종적으로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가 무단 유출한 자료 중 ‘IT SOP’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반영된 핵심 자료다. IT SOP에는 표준화된 공정 프로세스를 구현함으로써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을 일관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시스템과 기술이 담겼다. 이는 의약품 제조의 생산성·품질·안정성·비용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운영 효율성과 품질 일관성 확보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서 IT SOP는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자산으로 간주된다. 초창기 기업에 있어 이같은 SOP들은 안정적인 시스템 구현에 있어 필수적인 노하우인 만큼 SOP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SOP 자료 유출은 기업 경쟁력의 훼손은 물론, 시장의 공정 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범죄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IT SOP 등의 자료를 유출한 점은 인정했지만, 해당 자료가 일반적인 내용에 불과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자료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바 영업비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기술 및 정보 자산을 보호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어떠한 유출 시도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이번 판결에 앞서 작년 초부터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 탈취 시도에 대해 강하게 처벌해오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7월 ‘반도체’ 분야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범죄에 대해 징역 6년,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최근에도 회사의 특허 관련 영업비밀을 빼돌린 전 임원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높은 수위의 처벌을 내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엄단 사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첨단산업에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B씨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절취한 자료에 생명공학 분야의 ‘국가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법원이 국가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침해하는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처벌의 필요성을 통감하면서 이번 A씨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처벌 강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 유출 벌금형 상한을 기존 대비 10배가량 높은 65억원으로 상향하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바 있다. 최근 국회에서도 국가 첨단 전략 기술 유출 시 최고 형량을 ‘7년 이상 징역 또는 100억원 이하 벌금’으로 높이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