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피젠트’ LOE 대비 본격화…면역질환 중심 중·후기 파이프라인 전면 배치
- ‘아밀텔리맙’·‘두바키투그’·‘브리베키미그’ 등 차세대 면역 프랜차이즈 가시화
- ‘백신’ 포트폴리오도 유지…SK바이오사이언스 협력 ‘SP0202’ 임상3상 단계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면역질환’을 축으로 ‘희귀질환’과 ‘백신’을 아우르는 중·후기 파이프라인 성과를 제시하며, 오는 2030년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재확인했다. ‘듀피젠트(Dupixent, 성분 두필루맙)’의 특허 만료(LOE) 이후를 대비한 차세대 면역 프랜차이즈 구축과 함께, 올해를 기점으로 임상·허가 관련 주요 소식이 잇따를 전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백신 부문에서는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협력 자산도 개발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관심을 모았다.
사노피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기업 발표를 통해 최근 실적 흐름과 중·후기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발표에는 폴 허드슨(Paul Hudson) 최고경영자(CEO), 후만 아쉬라피안(Houman Ashrafian) 연구개발(R&D) 총괄, 프랑수아-자비에 로제(François-Xavier Roger)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해 면역·희귀질환·백신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사노피는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에서 초기 파이프라인에 대한 언급은 제한한 반면, 2026~2030년 실적과 파이프라인 성과를 가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면역질환 중심의 중·후기 자산을 전면에 배치하며, 듀피젠트 이후를 대비한 전략적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면역질환 파이프라인 전면 배치…‘듀피젠트 이후’ 대비 본격화
이번 사노피 발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영역은 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이다. 사노피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아밀텔리맙(Amlitelimab)’의 임상3상(COAST-2) 결과를 앞두고 있으며, 병용요법을 포함한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장기 효능 개선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후보물질인 ‘두바키투그(Duvakitug)’는 임상2b상 이후 임상3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화농성 한선염(HS) 치료제 후보물질인 ‘브리베키미그(Brivekimig)’는 임상2상 단계에 있다.
천식·호흡기질환을 겨냥한 차세대 면역 파이프라인 역시 임상2~3상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노피는 이러한 자산들을 바탕으로 듀피젠트 이후를 잇는 차세대 면역 프랜차이즈 구축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쉬라피안 R&D 총괄은 “아밀텔리맙은 ‘OX40L’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기전의 자산으로, 단기 효능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효과가 개선되는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국소 스테로이드와의 병용을 포함한 후속 임상을 통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질환 영역에서는 단일 자산이 아니라, 적응증과 기전을 확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접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제품과 후기 임상 자산을 결합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혈우병 치료제인 ‘알투비이오(ALTUVIIIO, 성분 에파네소코그 알파)’는 신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명시됐으며, 면역성 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인 ‘웨이릴즈(Wayrilz, 성분 릴자브루티닙)’를 비롯해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 파브리병, 고셔병 등을 겨냥한 파이프라인도 중·후기 임상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노피는 이들 자산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동시에, 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백신 부문도 성장 축 유지…RSV·폐렴구균, SK바이오사이언스 협력 자산 포함
백신 부문 역시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의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사노피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예방 항체인 ‘베이포투스(Beyfortus, 성분 니르세비맙)’를 대표 사례로 언급, 실사용 데이터(RWE)를 통해 빠른 시장 안착과 의료 재정 측면에서의 효용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사노피는 독감, 황열, 광견병, RSV 등과 함께 폐렴구균 백신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특히 발표 자료의 백신 파이프라인 표에는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21가 폐렴구균 접합백신 후보물질인 ‘SP0202(개발코드명)’도 포함됐다. 개별 후보물질에 대한 설명은 제한적이었지만, 백신을 중장기 성장 포트폴리오로 가져가겠다는 방침은 확인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폐렴구균 21가 접합백신 후보물질인 SP0202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주요 접종 대상으로 한다. 해당 후보물질은 지난 2023년 완료된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임상3상에 진입해 개발이 진행 중이다. 에볼루션 바카라는 발표 자료를 통해 임상3상 주요 결과가 오는 2027년 중 도출될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에볼루션 바카라는 2024년 말 SP0202 임상3상 진입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에 5000만유로(약 860억원)의 업프론트(선급금)를 지급했다. 또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로 최대 3억유로(약 51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제공할 예정이다.
로제 CFO는 “백신 사업은 단기적인 수요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공중보건 관점에서 구조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영역”이라며 “RSV를 비롯한 주요 백신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개발(BD)과 인수합병(M&A) 전략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거래보다는 ‘선별적이고 규율 있는 접근’이라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로제 CFO는 듀피젠트의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해 2028~2030년 출시가 가능한 중·후기 자산을 중심으로 외부 도입 기회를 검토하고 있으며, 재무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한편 사노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8.7% 증가했으며, 현재 처방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기준 두 자릿수에 근접한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드슨 CEO는 “높은 한자릿수에서 두 자릿수에 이르는 성장을 최소 향후 5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신규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은 알투비이오를 포함해 최근 출시한 제품만으로도 약 40억유로(약 6조8400억원) 규모의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듀피젠트 이후에도 주당순이익(EPS)을 포함한 수익성 지표를 함께 성장시키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