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영 간섭 공방 자리...녹취 전체 공개도 검토"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 (출처 : 한미약품)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 (출처 : 한미약품)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신동국 한미사이언스 대주주(한양정밀 회장)와 갈등을 빚고 있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최근 사내 '성비위 임원'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대주주의 부당 경영 개입' 의혹을 두고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하며 신동국 회장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재현 대표는 24일 "지난 9일 신 회장과의 면담에서 더 심각한 경영간섭 관련 공방이 있었다"며 "녹취 전체 공개도 검토하겠다"고 피력했다. 이는 같은 날 신동국 회장이 먼저 기자간담회를 연 이후 내놓은 입장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특정 임원의 성비위 관련 공익제보를 접수했다. 이후 공식 조사 이전인 올 1월 초, 신 회장이 해당 임원에게 먼저 전화해 조사 내용을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가해자에게 조사될 사항을 미리 알려주며 대응할 계기를 만들어줬다"며 "조사 개시 전 신 회장이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경위조차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가해자에 대한 첫 조사를 한 1월 6일, 2차 가해 우려로 피해자와의 접촉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1월 둘째주에 최초 피해자 이외의 추가 피해자도 드러나 한 번 더 심의위를 개최하기로 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 시기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면담하는 2차 가해 사건이 발생했다"며 "가해자가 주변에 '신 회장과 자신이 통화하고 있음'을 밝힌 것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신 회장 측근 임원의 구체적인 개입 정황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가해자에게 재택근무 명령을 내린 다음 날, 신 회장의 측근 임원이 성비위 사건 임원에게 '다시 출근 하라'고 했다"며 "가해자는 재택근무 명령을 위반한 채 3일 이상 회사에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1월 말 2차 심의위원회를 앞두고는 신 회장이 측근 임원에게 '가해자의 사표를 수리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며 해당 내용을 알게되면서 심각한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2월 6일 열린 2차 심의위원회에서 심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박 대표는 징계 의견을 냈으나, 신 회장의 측근 임원과 관장 부서 임원 등이 반대하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대표는 "당시 신 회장의 문자를 인지하고 있던 터라 또 한 번의 외압을 느꼈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는 최근 녹취록이 공개된 지난 2월 9일 신 회장과의 면담 정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회장측은 해당 녹취에 대해 박 대표가 자신에게 연임을 부탁하며 면담하는 사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관여하지 말아 달라고 의사를 표명했으나 오히려 (신 회장에게) 면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연임에 대한 언급은 면담 중 있었지만, 30분가량 이어진 면담의 일부일 뿐"이라며 "외부에서의 대표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었고, 더 심각한 경영간섭 관련 공방이 있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욕적 언사가 지속될 경우, 녹취록 전체 공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성비위 가해자의 사표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지난 13일 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신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비위 임원 비호 의혹'과 관련해 박재현 대표와의 녹취 당일 앞뒤 상황을 공개했다. 

신 회장은 "박 대표가 예고도 없이 찾아와 주총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부탁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자리에 녹음기를 들고 왔더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임원(성비위 임원)이 이미 사표를 낸 사실만 알고 있었고, 성추행 정도도 '격려 차원의 포옹' 수준으로 잘못 보고받은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특히 해당 임원 징계 당시 해외 출장 중이었던 만큼 전후 사정을 알지 못했다는 게 신 회장의 입장이다. 

신 회장은 "만약 실상을 정확히 알았다면 즉시 해고가 원칙이었을 것"이라며 "이미 퇴사한 임원 이야기를 연임 청탁 자리에서 꺼낸 뒤, 앞뒤 맥락을 잘라 징계 방해로 몰아가는 건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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