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L111’, CLDN18.2 1%·PD-L1 무관 커버…표준요법 밖 환자군까지 확장
- ORR 70%↑·mPFS 16.9개월…임상1b상 확장 코호트서 효능 재확인
- 위암 1차 치료제 ‘니볼루맙’·‘빌로이’ 구도서 효능 우위 가능성 대두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오는 2030년이면 18조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위암 1차 치료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클라우딘18.2(CLDN18.2)’·‘4-1BB’ 이중항체인 ‘ABL111(개발코드명, 성분 지바스토미그)’이 임상1상에서 기존 표준요법이 닿지 못한 범위의 환자군에서도 효능이 관찰되면서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계열 내 최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임상에서 아직 절반 이상의 환자가 생존하며,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반응 지속기간(DoR) 등 생존지표가 추가로 상향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1분기 ABL111의 글로벌 임상2상에 진입해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화학요법’과 ‘졸베툭시맙(제품명 빌로이)+화학요법’으로 양분된 위암 1차 표준 치료 구도에서 임상적 우월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1분기 미국 바이오기업인 노바브릿지바이오사이언스(NovaBridge Biosciences 이하 노바브릿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ABL111의 대규모 글로벌 임상2상에 돌입한다. 최근 ABL111이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의 PD-1 억제제인 니볼루맙과 mFOLFOX6의 병용요법 임상1b상의 용량 확장 코호트(Dose Expansion Cohort)에서도 긍정적인 항암 효능을 확인된 만큼, 후속 단계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행보다. ABL111은 클라우딘18.2와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T’ 플랫폼이 적용됐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ABL111은 8㎎/㎏ 또는 12㎎/㎏ 2개 코호트 환자를 통합 분석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8㎎/㎏에서 77%(20/26), 12㎎/㎏에서 73%(19/26)로 나타났다. ABL111 병용요법은 PD-L1 및 클라우딘18.2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일관된 반응이 관찰됐고, 안전성 프로파일도 현재 1차 표준요법과 유사한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8㎎/㎏에서 16.9개월로 확인됐으며, 12㎎/㎏ 용량군은 데이터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 ABL111 임상1b상의 전체 데이터는 올해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ABL111의 임상 데이터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위암 시장 핵심 플레이어들과 비교해 겨냥하는 환자 포지션이 넓다는 점이 꼽힌다. 기존 위암 1차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니볼루맙+화학요법’과 ‘졸베툭시맙+화학요법’은 각각 PD-L1, 클라우딘18.2 발현율에 따라 환자 선별이 이뤄진다. 현재 임상 및 치료 현장에서는 ‘니볼루맙+화학요법’의 경우 PD-L1 발현율(CPS)이 5% 이상인 환자에서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졸베툭시맙+화학요법’은 클라우딘18.2 발현율이 75% 이상인 환자를 중심으로 효과가 평가돼 왔다.
반면, ABL111은 클라우딘18.2 발현율이 1% 이상이면서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를 포괄할 수 있어, 기존 치료 요법의 바이오마커 선별 기준에서 제외됐던 환자군까지 치료 대상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FS 데이터 역시 관전 포인트다. 데이터 발표 시점에도 ABL111을 투여한 절반 이상의 환자가 생존하며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추적 관찰이 성숙할수록 mPFS와 DoR 등 생존지표가 더 상향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12㎎/㎏ 용량군은 관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생존지표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업데이트에서 8㎎/㎏g 대비 개선된 PFS가 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헤드 투 헤드 임상이 아닌 만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과거 임상3상에서 보고된 ‘니볼루맙+화학요법’의 mPFS는 7.7개월, ‘졸베툭시맙+화학요법’의 mPFS 10.6개월이다.
업계에선 향후 ABL111이 상용화될 경우 졸베툭시맙이 구축한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졸베툭시맙의 최대 연매출을 약 1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졸베툭시맙은 2024년 출시 약 25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이보다 50% 이상 증가한 약 376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에 발표된 임상 데이터를 통해 ABL111이 잠재적 1차 표준 치료요법으로서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약 120억달러 규모의 시장 기회를 지닌 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양사가 협력해 ABL111의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